2018년 12월 9일 일요일

교사일지1. 시간강사

1.
시간

시간 강사를 한 지 벌써 이주일째다. 재수를 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친지 벌써 1년이 넘은지라 교단 앞에 서는 것이 두려웠다. 시간 강사를 할지, 계속 2차를 공부할지 일주일정도 고민하다가 결국 근처 학교의 채용글을 보고 지원했다. 서울에서 시간 강사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쉬웠다. 교사들 카페 커뮤니티에 하루에도 수십건씩 시간강사, 기간제를 구하는 글들이 올라오기 때문이었다.

2.
느낌

쉽다. 부담감도 없다. 시간 강사가 왜 꿀인지 이주간 여기저기 땜빵으로 들어가면서 느꼈다. 그렇다. 땜빵. 내가 시간 강사를 하면서 느낀것은, 시간 강사를 필요로 하는 곳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독감에 걸리고, 팔이 부러지고 등등의 이유로 아픈 선생님들이 너무나 많아서 나는 한 학교에서 어떤 날은 실과 선생님이었다가, 어떤 날은 과학 선생님이었다가, 또 어떤 날은 담임이 되어서 국어, 수학, 체육 등을 반 하나를 책임지고 가르쳤다.

3.
수업 준비

수업 준비라고 할 것이 있나. 사정 좋은 곳은 전의 선생님이 미리 자료를 준비해놔서 그것을 보고 수업을 하면 되고, 정말 갑작스럽게 선생님이 쉬어서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은 반은 그냥 가서 수업하면 됐다. 그렇다. 그냥, 하면 됐다. 내 경력이 1년도 안 되는 햇병아리인 탓도 있겠지만 암만 생각해도 수업 5분전, 10분전에 도착해서 수업 준비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도착해서 교재를 읽고, 자기소개하면 금방 쉬는 시간이 끝나고 수업시간 종이 쳤다. 보통 시간 강사 채용은 교감 선생님들이 하시는데, 그분들도 부탁하시는 말씀.
 '다른것은 다 제쳐두고 안전지도 일순위로 지도해주세요!'
양질의 수업이 절대 무리라는 것을 이해해주십사, 수업 부담감은 덜어놓는다. 부담은 덜어놓고 책임감만 챙겨서 수업하러 다녀오면 된다.

4.
공부합시다.

수업을 하면서 부족하다고 느낀 점. 다양한 교실 놀이 활동. 별다른 자료도 없고, 교과 내용에 충실해서 진도 나가면 수업 시간은 금새 끝난다. 남는 시간 동안에는 무엇을 하지? 교실 놀이라고 알아봤자 교대생 때 수업 실연하면서, 공부하면서 알게 된 몇 가지 뿐. 학년에 따라서, 아이들 성향에 따라서 요구되는 놀이의 종류는 몹시 다르다. 더 알아 봐야겠다.
수업을 하면서 나아진 점. 아이들의 싸움 중재 및 교실 통제. 수업 기술, 발화법은 그닥 나아진것 같지 않다. 교과서, 지도서 내용도 제대로 못 읽어보고 수업해야 되므로 세련되게 기술을 가다듬기에는 진짜 무리다. 하지만 벌써 십수명의 아이들이 싸우는것을 중재하고 소란스러운 학생들을 조용히 시키다보니까 교실을 통제하는 방법은 아주 조금 알게 된 것 같다. 하지만 아직은 삐약삐약 뉴비 교사므로 여전히 학생들을 휘어잡는 것은 역부족이다. 발령 전,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고 끌어들이는 카리스마를 조금이라도 배우고 싶다. 그러니 노력해야겠다.

5.
잘 시간이야. 안녕!